본인은 야구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해태 타이거즈팬 아버지를 둔 탓에 정말 어릴때부터 야구장에 자주 갔었음.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인 90년대에도 많이 갔었는데,
그때도 야구장에 관중은 많았지만 지금의 야구장 모습과는 꽤나 다른 모습이었음.
그때도 응원문화가 있었고 가족 단위 관중도 많았지만, 대부분 큰 목소리 내는건 중장년층의 아저씨들이었음.
선수들이 못하면 애들이 듣고 있던 말던 쌍욕이 날아들었고,
외야석에서 상대팀 선수가 플라이볼을 잡으면 그냥 무조건 욕이었음
"그거 왜 잡어 XX놈아" 이런 식으로..
그런 관중문화가 이어지다가 98년 외환위기를 통해 펀치를 한대 맞고
2000년대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암흑기에 접어듬.
당시에 표구하는건 정말 쉬운 일이었음
지금에야 인터넷 예매 열리자마자 광클해야 좋은 자리를 얻을 수 있지만,
그때는 그냥 시간 맞춰서 현장표 사면 평일 응원석 앞에 떡~하니 앉을 수 있었음
모두다 알다시피 지금의 크보가 인기를 얻게 된건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해서 WBC까지 이어지는 국제대회의 호성적 덕분이었음.
2002 월드컵 대표팀의 응원이 광장에서 이뤄진 응원이었다면,
당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응원은 잠실 야구장에서 주로 이뤄졌었음.
거기에서 전광판으로 모두 함께 시청하는 식으로..
이때 응원전이 어떻게 벌어졌냐면 구단의 응원단장이 모여서 응원을 주도했었음.
그리고 선수별로 만들어놨었던 응원가들을 하나 하나씩 다 알려줬었음
떴다 떴다 김동주~ 이런 식으로.. 야구선수들 모르는 사람도 쉽게 따라부를 수 있도록..
그렇게 응원을 하던 팬들이
"야구장 재밌네? 나중에 한 번 와볼까" 했을때
베이징 올림픽 당시 알려주고 사람들에게 익숙해지게 만들었던 그 응원방식을 똑같이 리그에서도 활용함.
2002월드컵때 국대 응원과 리그에서의 팀에 대한 응원은 그 색깔이 약간 달랐던 반면, 야구는 똑같았음.
그리고 마케팅 자체도 여성과 젊은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춤.
당시 대학생 마케터라던가 여성에게 초점을 맞춘 다양한 이벤트라던가 이런게 엄청 많이 생김.
또 본인은 엘지팬이지만 이때 당시 크보 인기를 올라오게 만든건 두산의 공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함.
국대에서 활약한 젊은 선수들, 그리고 그 젊은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대활약, 팀의 호성적..
젊은 팬들 유입이 굉장히 많이 됐음. 두산을 통해서..
그전에 성공적인 연고지 정책으로 숨어있었던 엘롯기, 삼성, 한화팬들이야 원래 불만 붙여주면 언제든지 다시 야구를 찾아올 팬들이었고..
이런 일련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지금 야구장을 찾은 사람들의 연령대는 20대, 30대가 주축임
그리고 동시에 생긴 변화가 바로
'야구장을 찾는 목적의 변화'임
예전에는 야구장을 찾는 이유가 야구를 보기 위해서였음.
티비 전경기 중계도 아녔고 라디오나 다음날 신문을 통해서 소식을 얻을 수 밖에 없었으니..
하지만 지금은 아님.
야구 제대로 보려면 가서 보는 것보다 오히려 집에서 편하게 보는게 더 나음.
나도 그렇지만 야구장 가는 이유는 그냥 놀러가는거임.
야구 자체에 목적이 크지 않음.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같이 가서 마음껏 소리치고 응원하고 맛있는거 들고가서 양껏 먹고 맥주 한 잔 마시고..
하나의 여가문화로 정착이 되었다고 생각함.
이러한 인기에 걸맞게 리그가 수준 높은가? 아니라고 생각함.
프로스포츠 중에 제일 저질인 팬서비스도 문제라고 생각함.
지금의 인기가 지들 덕분이라고만 생각하는 야구인 및 크보협회(난 그래도 크보정도면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협회 중에서는 그나마 일 잘한다고 생각함)의 자만도 문제라고 생각함.
이런 것들이 관중 수에 분명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지만
이미 야구장 가는게 여가문화로 정착이 되어 있고,
프로스포츠 구단들은 이들 관중을 놓치지 않으려 점점 발전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고,
야구처럼 연고지 정착이 잘되어 있은 프로스포츠가 없다는 측면에서
관중수에 있어서 큰 변동이 있을거라곤 생각하지 않음
